장염??

설사병으로 골로 갈 뻔 했습니다

며칠동안 조용했지요? 계속 비가 와서 달리 할 것도 없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많이 아팠습니다. 

지난 일요일 저녁에 아내와 아이는 장모님과 식사를 하러 갔는데, 전 그냥 집에 남아 소세지 몇 개와 아내가 받아 놓은 옥수수를 먹었습니다. 배가 많이 부르다는 느낌이 들어 먹다 버렸는데요, 문제는 다음날 아침부터 나타났습니다. 

밤새 소화가 안되는 것처럼 속이 더부룩하고 안좋더니 트림이 계속 나오더군요. 그런데 일반적인 트림 냄새가 아니라 탄산이 섞인 듯한 묘한 냄새였습니다. 요즘 제가 장 문제가 있는 환자를 잘 보지 않아서 기억이 안났는데, 생각해보니 장이 막혔을때 음식물이 내려가지 못하며 발생하는 그 냄새였습니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하고 생각했는데 오전부터 설사가 시작되더군요. 위장은 꽉 차 있는 느낌에 속이 너무 울렁거려 억지로 세 번 토했고, 월요일 내내 설사를 열 번도 넘게 했습니다. 저녁에 혼자 죽을 끓여 먹었는데 좀 나아지는 것 같더니 화요일에는 구토를 두 번 했고 설사를 열 번 넘게 했습니다. 원래 화요일에 수술이 세 개 있었는데 오전수술 두번째를 하는 동안 어지럽고 머리가 멍해서 기절할 것 같더군요. 결국 수술을 끝내고 마지막 수술은 다른 선생님에게 부탁한 후 수액을 좀 맞았습니다. 

집에 와서 체중을 달아보니 24시간 동안 5kg가 빠져 있었습니다. 체중의 4%에 가까운 수분을 잃었다는 뜻이지요. 중등도 탈수로 갈 뻔 했습니다. 아무튼 집에 굴러다니는 항생제를 아무거나 먹고 쉬었습니다. 그리고 수요일 아침이 되니 좀 나아졌더라구요. 그래서 주사 항생제와 수액을 처방받아 한참을 맞았습니다. 집에 갈 때는 처방전을 받아 아내에게 약을 받았구요. 그렇게 수요일을 보내고 오늘이 되었습니다. 어제 저녁에 체중을 달아보니 원래 체중에서 2.3kg만 차이가 나길래 아 살았다 했습니다. 오늘은 훨씬 나아졌네요. 

지금도 무엇 때문에 이런 고역을 치렀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설사는 계속 하고 있고 배가 완전히 편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화요일 보다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그 사이에 소련에서 카메라 렌즈도 오고 여러 부품도 왔는데 하나도 열어보질 못했네요.
이제 기운이 좀 나니 집에 가면 이것저것 만지작거려 봐야 겠습니다. 

역시... 무더운 여름에는 음식 조심하세요. 항생제와 수액이 없었다면 전 죽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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