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당직

정형외과 전문의 하나가 확진이 되었다

갑작스런 일이었다. 새벽부터 갑자기 병원에서 카톡이 계속 오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그 내용이었다. 확진으로 인해 직원 일부의 검사가 진행되었고, 오후 4시 즈음에 우리과 선생님과 전문간호사가 검사 대상이 되어버렸다. 
문제는 이 선생님이 오늘 당직이었다는 것. 코로나19 검사를 하면 원칙상 결과가 음성으로 나올때까지 근무가 불가능해서 당직이 펑크가 나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갑자기 다른 전문의에게 당직을 세울수도 없고 해서 그냥 내가 서겠다고 하고 행정팀에 관련 내용을 문의했다. 

일단 어찌어찌 내가 대근(대신 근무)를 하게 되었고, 그래서 아직도 병원에 있다. 

당직은 매우 싫은 일이다. 내 의지와 관계없이 병원에 몸이 매여있는 상황이니 편하게 쉴 수도 없고 뭘 하기도 그렇다. 방금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와서 먹기는 했지만 왜 그런지 몰라도 소화도 안되는 것 같다. 내일 그동안 쓰던 적도의도 팔기로 했는데, 그래서 삼각대에 빠진 나사를 끼워넣어야 하는데 그것도 못하고 있어서 짜증이 좀 났다. 

주임과장이라는 명함이 생기긴 했지만 하나도 즐겁지 않다. 난 이런 일 하는데 익숙한 사람도 아니고 하고 싶지도 않은 사람이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병원에 있었던 기간과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떠맡고 있는 느낌이다. 신경써야 할 것은 많고 챙겨야 할 것도 많고 말이다. 
아무튼 다 싫다. 

하아... 하소연은 여기까지. 
대근 처리가 잘 되었는지 확인하고 이 닦고 잠이나 자야겠다. 밤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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