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한 다음날은 역시 힘들다

대충 2008년으로 알고 있습니다

병원이라는 곳에서 근무를 시작한 이후 꾸준히 밤낮이 불명확한 삶을 살았던 것 같네요. 보통은 전문의가 되고 나면 전공의들에게 당직을 세우고 전문의들은 집에서 편하게 쉬게 되는데, 제가 의사가 된 이후로는 점점 전공의 수가 줄어들고 2차병원들은 의사 인력난이 시작되며 전문의가 직접 당직을 서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2022년인 지금까지 전 당직을 서고 있답니다. 

뭐 당직을 설 수 밖에 없는 과에서 일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당직을 서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딱히 근무중에 엄청나게 많은 일이 있어 잠을 못자 힘들다기 보다는,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일터에 있다는 것 자체가 피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어제같은 경우에도 딱히 수술이 많았다거나 응급실 호출이 많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애초에 병원에서 잠을 잔다는 것 자체가 피곤했던 것 같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다음날인 오늘 푹 쉬고 싶지만 병원이라는 곳이 사람 마음대로 그렇게 돌아가는 곳이 아니다보니 결국 오늘 저녁까지 근무하고 퇴근을 했습니다. 

뭐 많이 피곤하네요. 지치기도 하고... 다른 것 보다 당직을 하며 항상 드는 생각은 이런 삶을 정년퇴직 할 때까지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십수년이 남았는데 50을 넘어서도 이렇게 할 수 있을지 솔직히 걱정입니다. 체력이 떨어지는 것이야 당연한 것이지만, 피로 자체가 점점 더 늦게 풀릴 것이 걱정입니다.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하지만 솔직히 좀 무섭기도 하고 걱정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ㅎ... 어쩌다보니 푸념만 했네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