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하지만 그것이 진실

이런 저런 SNS를 하다 어떤 사람의 사연을 들었다

그 사람은 여기저기 많이 아팠다. 낫지 않는 질환도 가지고 있었고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체력이 약했다. 그래서 대학을 간신히 졸업한 후에 취직이 어려웠고 대학원을 선택했다. 하지만 대학원도 힘들었고 몇 차례 휴학을 반복한 후 자퇴하기를 반복했다.

무언가 계속 시도를 하고는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자식을 보고 부모는 압박을 시작했고 어떤 방식으로든 결론을 내기를 요구했다.

뭐 새삼스럽지도 않은 흔한 이야기다. 딱히 특별할 것도 없고 신기하지도 않은, 그냥 우리네가 사는 세상의 이야기다. 그리고 이 이야기에선 누가 잘못했고 잘했고는 아무 의미도 없다. 각자 자신만의 이유가 있고 그것이 그리 쉽게 해결된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도 일본사람들 처럼 '정신력으로 버텨라!'를 좋아한다. 뭐든지 잘 못하면 노력이 부족하다고 하고 성공하지 못하면 끈기가 부족하다느니 의지가 약해서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만성병을 앓고 있고 끝임없이 체력이 깎이고 자신감을 잃게 만드는 병을 앓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끈기가 부족하다'라는 말은 해당되지 않는다. 반대로 부모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벌써 10년 가까이 학비를 지급했지만 딱히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하고 계속 그만두기를 반복하는 자식을 보고 실망과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그래도 내 자식은 어떻게든 이겨내리라 기대했겠지만 그렇게 되지 못하고 자신의 생활비조차 벌지 못하는, 흔히 말하는 '밥벌레'가 되었기 때문이다.

양쪽의 사정을 생각해보면 아무도 부모와 자식을 비난할 수는 없다. 단지, 사회적으로 기능이 있냐 없냐만 남을 뿐이다.

나 역시 부모의 마음을 알기에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자식의 상태를 생각해보았을때 만약 도와준다고 하더라도 어떤 결실도 이루지 못 할 흔히말해 부도수표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도와주고 싶은 생각은 눈꼽만큼도 들지 않는다. 저 사람을 돕느니 차라리 어떻게든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국내 난민들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을 돕는 편히 장기적으로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 사람은 언제나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관심을 갖는 것은 '결과'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신통치 않을때는 더 이상의 지지나 지원을 중단하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곳에 고개를 돌린다.

사람 하나하나는 모두 소중하다. 하지만 유용성의 입장에서 돌아보면 소중하지 않은 인간과 소중한 인간을 구별하게 되고 우리는 그런 방식의 판단에 익숙해져 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다. 그래서 더 이상의 판단은 하고 싶지 않다. 모두 자신만의 사정이 있기 때문이니까 말이다. 그냥... 여러분은 이 자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 번 생각해 보자고 글을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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