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낀 일요일

어제 오늘 당직이었다


그러니까.. 당직콜이었다. 실제로 병원에 간 것은 어제 오전에 외래보고 회진돌때 뿐이었고, 집에 돌아오니 오후 2시였다. 며칠전에 이야기 듣기로 아이가 토요일에 한자시험을 본다고 했고, 아내는 아이와 함께 거기를 다녀왔다.
이상하게 몸이 힘들어서 잠시 누워있다 일어났는데, 아내가 아이에게 심하게 뭐라고 하고 있었다. 내용인즉슨 어떤 아이가 있는데 아이가 그 아이에게 상처를 많이 받으면서도 집착한다는 것이었다. 이번에 아이 엄마가 화를 심하게 낸 것은, 그 아이와 엮이지 않게 미리 조율을 했는데도 하람이가 그걸 무시하고 또 집착하며 뷔위기를 이상하게 만들어 버린 일 때문이었다.



그리고.. 음.. 저녁에 식사하고 돌아오다가 별것도 아닌 일로 시작해서 내가 폭발해버렸다.
그동안 쌓였던 분노가 일거에 쏟아져 나왔고 난 그걸 두 사람에게 마구 퍼부었다.

그리고 오늘이 되었다. 아내는 내가 상종못할 인간이라고 느꼈는지 말을 거의 하지 않았고 지금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서로 어색한 기류가 흐르는 것은 이해하지만, 뭐... 모르겠다.
그냥 지금처럼 조용히 있는 편이 더 나은 것 같아서 말이다.

시간이 좀 흘러서 그런지 난 마음은 차분해 졌는데 아내는 앙심을 품고 있으리라.
요 몇달간 내가 알게 된 사실은, 아내는 자존감이 극도로 높아 누군가 자신의 영역, 특히 정신적 영역을 건드리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어제 아이에게 화를 많이 낸 것도 잘 생각해보면 아이가 약속과 다른 행동을 하면서 자신의 체면을 망쳤기 때문이라 느꼈다. 뭐, 이젠 괜찮다. 서로 심하게 싸울 일도 없으니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