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비정규직

경영계약제 의사가 되었다


바로 이틀전까지는 호봉제 정규직 의사였다.
그런데 2019년 1월 1일이 되고 나서 나는 비정규직 의사가 되었다. 쉽게 말해 계약직 의사이고 매년 계약을 갱신하는 의사가 되었다는 말이다. 직업의 불안정성. 사실 나같이 병원에 이익이 안되고 적자만 만들어내는 의사의 입장에서는 불안하고 싫은 일이다. 올해 한 해 동안 열심히 환자를 보더라도 신DRG아래에서는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러다 보면 내년 계약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도 사실이니 말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 생각한다. 당장 계약직으로 바꾸자 마자 임금이 60%가까이 상승했으니 말이다. 그 동안 제대로 못 받았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이제서야 다른 사람들과 같은 수준의 임금을 받게 되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이번의 임금체계 변경은 내 입장에서는 임금피크제와 동일한 것이라고 느끼고 있고 내가 정년퇴직 근처에 받을 돈을 미리 당겨서 받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렇게 생각하면 다소 슬픈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사직서에 사인을 했고, 이제 계약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세상은 계속 변하고 있고, 의료사회도 계속 변화하고 있다.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더 이상 한국에서 '수익을 무시'하는 의사는 필요없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댓글

  1. 의사라면 공감할만한, 아니 공감할 수밖에 없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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