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변화가 큰 변화를 유발하는 걸까?

또 천체사진 이야기다. SORRY.

얼마전에 블로그에 적힌 메일로 연락을 주신 천문인 분이 계셨다.
나같은 허접한 사람에게 메일까지 주셔서 너무 감사했는데, 이번에 촬영 실패를 겪고 나서 고민 끝에 조언을 구했다.

몇 차례의 편지가 오고 갔고 나름 방향을 세울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돌아오는 금/토요일에 촬영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될 때까지 해보는 거지 뭐. ㅋ

일단 지금까지 내가 촬영하기 위해 했던 방법들을 떠올려 봤고 몇 가지 수정할 부분을 찾아냈다. 이번 개선의 핵심은 중량 줄이기!

  • 지금까지는 전선의 거리 때문에 냉각CCD 변압기를 경통에 단단히 고정시켰는데, 이걸 적도의 부분에 고정하려고 한다. 자체 무게는 얼마 안 하지만 거기에 연결된 220V 전선의 무게가 무거워 이게 적도의의 움직임에 장애를 줬을 것 같다.
    최대한 동작범위를 확인해서 적도의에 고정시킬 생각이다.
  • 냉각 CCD에 USB허브 기능이 있었는데 이걸 최대한 활용해서 컴퓨터와 연결되는 USB의 수를 줄이려고 한다. 이건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PC에서 망원경까지 이어지는 전선의 수를 줄여 바람이나 무게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고, 둘째는 망원경 작동시 전선이 삼각대에 엉키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 지금은 케이블 선 정리 도구로 적도의 전원선, USB 3개를 한데 묶어 적도의에 매달아 두었는데 이걸 전부 풀어버렸다. 각기 떨어져 있으면 얼마 안되는 무게지만 한데 묶어서 고정을 하니 엄청난 무게가 되어 분명히 적도의의 움직임에 장애를 주었을 것 같다. 위의 방법들과 함께 최대한 선의 무게를 줄이기 위함이다.
  • 삼각대의 다리를 최대한 낮게 유지시키기. 이미 전에 은하수 촬영을 하러 오신 분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이번에 써보려고 한다. 삼각대 다리를 뽑지 않고 그대로 둔 상태로 최대한 바닥에 위치시키게 하면 바람의 영향이 줄어드니까 그렇게 해보려고 한다.
  • 초심으로 돌아가기.
    그 새에 오만해져서 대충대충 하던 모든 정렬 과정을 최대한 상세히, 그리고 시간을 들여 하려고 한다. 이유는 조금이라도 빨리 초점을 잡고 대상을 찾으려 했던 것이지만, 다시 정신 차리고 초심으로 돌아가야겠지.

이번에 위의 내용을 최대한 활용해서 다시 시도해보고, 안되면 또 뭐가 잘못인지 고민을 해봐야겠지. 계속 이런 과정의 연속인 것 같다. 될 때까지. 계속 시도하는 수밖에 없으니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촬영 대상이 이미 수 백 만년, 아니 수 억 년 동안 기다려주었다는 것. 사람의 수명은 짧지만 별들의 수명은 길고 올 해 못 찍으면 내년에 또 찍으면 되니까.
그냥 이거 하나 믿고 열심히 해봐야지.

이번주... 좋은 사진을 기대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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