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가족 캠핑

양주에 있는 캠핑장을 다녀왔다. 어제 가서 오늘 돌아오는 1박2일 스케쥴.
아내와 아이는 늦게 출발해서 잠은 자지 않고 간다고 해서 차 두대로 가기로 했고 나 먼저 출발을 했다.
관리소에 들르니 이제 한가한 시즌이 되어서 자리가 많이 남는다고 관리인님이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원래 두 팀이 쓰는 자리인데 혼자서 편하게 쓰고 차도 마음대로 주차하라고 했다.
캠핑장 운영자분들에겐 미안하지만 이게 겨울 캠핑의 묘미인 것은 사실이다. ㅋ

이 땅이 전부 내 차지

사진을 잘 보면 가운데 끈이 있는데 그게 멀리 있는 쪽과 내가 서 있는 쪽의 캠핑 사이트 경계선이다. 상당히 넓은 자리를 받았고 한 10분간 어디로 어떻게 텐트를 치면 좋을까 고민하다 짐을 풀기 시작했다.

혼자서 거실형 텐트를 치는 것은 상당히 힘들고 피곤한 일이었다. 벌써 일곱번째 캠핑이지만 여전히 무겁고 힘들고 어려웠다. 거기다 이번에는 어넥스(Annex)라고 텐트 앞에 천으로 전실을 만드는 작업까지 처음으로 해야 해서 더 어려웠고.
다행인 것은 먼저 와서 자리를 잡은 다른 가족의 텐트가 나와 똑같은 제품이라 곁눈질 하며 그 텐트랑 비슷하게 쳐 나갔다.


그렇게 멋지게 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혼자 다 쳤다. 후훗. 내게 캠핑하는 법을 알려주신 분은 거실 텐트는 혼자서도 얼마든지 치고 접을 수 있다고 했지만, 솔직히 힘든 것은 사실이라. ㅎㅎ; 아무튼 텐트를 다 치고 잠시 쉬고 있으니 아내와 아이가 도착을 했다.

캠핑은 딱 두 가지를 하기 위해 가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불 피우고 고기 먹고."
사실 그게 맞는 것도 같다. 텐트를 치는 것은 부수적인 것이고, 사실 사람들이 모여 하는 일이라고는 화로에 불을 피우고 신나게 고기를 구워 먹는 것 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나도, 다른 사람들 처럼 불을 피우고 점심겸 저녁을 준비했다.



전날 삼겹살 두 근을 샀다. 
덩어리로 산 삼겹살을 에어프라이어에다 넣고 110도로 2시간 정도 돌려 기름을 상당히 제거해서 준비했다. 
물론 그렇게 해도 기름이 많아 간간히 불 쇼를 할 뻔 했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안정권이었다. 
문제는, 아내와 아이가 맛있다며 신나게 먹어버려 난 진짜 한 점도 먹지 못했다는 거. 맛이 어땠는지 모르겠다.


돼지고기 파 꼬치. 아마 일본에서 먹었던 것이 맘에 들었는지 아내가 미리 주문했다. 
중간 불에 앞뒤로 열심히 돌려가며 굽는 것이 핵심인 듯 했다.

음식을 너무 많이 준비해 가서 좀 어려운 것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만족스러운 캠핑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침에 일어나 굳은 몸으로 텐트를 걷는 것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었지만 집에 돌아와 이렇게 앉아 있으니 그것도 과거의 추억처럼 느껴진다. ㅎ

사실.. 혼자서 캠핑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가족과 오면 준비할 것도 늘어나고 신경쓰이는 일도 늘어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아이에게 좋은 추억을 주는 효과도 있고 나도 다른 사람과 같이 오는 재미를 어느정도 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나 할까?


다음번에 캠핑을 가게 되면 좀 더 짐을 줄여볼 생각이다. 이번에도 딱 필요한 것만 가지고 가겠다고 준비했는데 여러가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를 하다보니 짐이 점점 늘어나 차에 운전석만 빼고 온통 짐이었다. 먹을 것도 좀 줄이고, 장비도 많이 안 쓰는 것은 빼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댓글

  1. 참 신기합니다 옛날에는 그랬지요 밥은 집 안에서 먹고 화장실은 집 밖에 있었는데 지금은 그 반대입니다 하하 밖에서 먹는 음식이 더 맛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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