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이 많은 주

어쩌다 보니 이번 주에는 당직이 2일이나 있다

다른 이유는 아니고, 아마 내가 다른 선생님들이 바꿔 달라는 당직 다 바꿔줘서 그런 것 같다. 그렇다고 누가 밉다거나 싫은 것은 아니고, 그냥 당직이라는 것이 싫고 피곤할 따름이다.
누가 뭐래도 당직은 힘든 일이니까. 거기다... 이번주 금요일부터 심우주 천체 촬영이 가능한 기간이라 조금 예민해진 것도 있겠지.

일단 어제 당직은 무사히 지냈다. 응급실 콜도 하나 없었고, 그냥 다른 선생님이 외래에서 입원시킨 환자 하나만 수술했다. 그리고 밤새 잠을 잤고.
다만 아쉬운 것은 직장에서 잠을 자면 자도 잔 것 같지가 않다는 사실. 나도 잘 몰랐는데 난 잠자리에 예민한 성격인가 보다.

이제 남은 당직은 금요일이다. 금요일부터 토요일 아침까지. 심우주 천체 촬영일의 첫 날을 이렇게 날리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돈은 중요하니까 열심히 벌어야지 뭐. 그리고.. 토요일도 있잖아. 비록 하루긴 하지만 그래도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사실 요즘 고민이 조금 있다. 전국적으로 화상 환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그것과는 별개로 우리 병원에 환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 덩달아 내가 매일 '환자 오지마라~ 환자 오지마라~'하고 빌고 있어서 그런가 내 담당 환자도 눈에 띄게 줄어드는 문제. 아무리 그래도 너무 팡팡런을 하고 있으면 원장님이나 다른 사람들의 눈치가 보이니 조금이라도 일하는 척은 해야 겠는데(?!) 환자가 너무 없으니 좀 신경쓰이긴 하다. 그런데.. 이런 마음과 함께 일하기 싫은 마음이 동시에 존재하니 참... ㅎㅎㅎ
자기 사업을 하는 분들은 몸이 좀 축나도 어떻게든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쪽으로 노력한다고 들었는데, 나 같은 봉급쟁이 의사는 어떻게 하면 눈치 안 받으며 적당히 일할까만 생각하니. 같은 하늘인데 완전 딴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득있는 것이 세상같다.
그래 뭐... 조금 쉬어도 되겠지. 아직 살 날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남아 있으니 중간에 좀 쉬어 간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될까 싶다. 쉬어봐야.. 몇 달에 불과하니 말이다.

아무튼 요즘은 이런저런 잡생각만 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천체관측 동호회에서 본 EL 패널이라는 것을 사용해서 천체사진 찍을때 사용할 장비나 조금씩 만들고 있고 말이다. 이렇게 또 시간은 흐르고 나는 하루하루 살고 있을 따름이다.


댓글

  1. 저도 봉급쟁이 한의사라 매일 환자 오지마라~ 기도를 하고 있는데 10월쯤 정말 환자가 줄어드니 잘리나 싶어서 걱정이 되기도 하고 그랬네요 월급쟁이 마음이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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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월급쟁이의 마음은 다 비슷한 것 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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