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의 시작

어머니께서, 제가 태어나고 바로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아주 옛날 얘기에요. ^^
어머니께서 예전에 들려주신 얘기인데, 전 급속분만으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진통이 시작되고 30분도 안 걸려서 쑴풍! 하고 나왔데요. 지난주 언제입니다. ㅎㅎ
의학용어로 이걸 급속분만이라고 하는데, 사실 매우 위험한 상황입니다. 자궁이 출산후 바로 수축을 하지 못하면 대량출혈로 산모가 사망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어찌어찌 어머니와 저 둘 다 살아남았습니다.

아무튼 이번주부터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장마는… 기상청 자료에 의하면 지금부터 약 한 달간 계속된다고 합니다. 장마철에는 언제 비가 올 지 모르는 위험성도 있고, 습도가 높아 야간에 안개 천지가 되는 문제도 있지요. 그리고 이 기간이 지나고 나면 불볕더위가 시작됩니다. 천체사진 찍는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나가기도 두려운 우울함의 시즌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난 2019년도 생각해 보면, 이 기간동안 거의 촬영을 나가지 못했습니다. 아니, 이후에도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아서 가을이 들어선 후에야 촬영을 나갈 수 있었습니다. 거의 2~3달을 허탕치며 지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쩌겠습니까? 자연은 위대한 존재이고 우리는 그 자연 아래에서 살고 있는 존재일 뿐인걸요. ㅎㅎ 이 기간동안은 그저 장비 점검이나 하고 딴 취미나 가지고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당장 오늘부터 트렁크에 쌓아 둔 촬영장비를 전부 집으로 옮기려고 합니다. 습도는… 장비에 해로우니까요.

요즘 금연을 하고 있습니다. 건강…을 위한 것도 있지만 사실은 돈이 필요해서요.
2020년 1월 1일부터 6월 중순까지 흡연으로 들어간 돈이 80만원이나 되더라구요.
이 돈을 아껴서 필요한 천체사진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려고 합니다. 음… 취미도 챙기고 건강도 챙기려고 하는 거지요.
솔직히.. 많이 힘듭니다. 이제 겨우 26시간이 되었는데 머리는 멍하고 계속 졸리고 다리에 힘은 빠지고 간간히 강렬한 담배 생각이 납니다. 그래도 일주일만 버티면 좀 나아진다니까 힘내서 버텨보려구요. ㅠㅠ

금연을 하다 문득 여우형 생각이 났습니다.
지난해까지는 간간히 만나서 같이 술도 마시고 그랬는데, 제가 요즘 거의 술을 안 마시는데다 천체사진에 푹 빠져 있다보니 얼굴을 못 본지 상당히 오래 되었네요. 이제 반 년 이상 된 것 같습니다. 그냥 두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나이가 들고 보니 의외로 자주 만나는 친구가 없어졌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취미가 같지 않으면 더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 비도 오고 머리도 몽롱하니 괜히 보고 싶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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