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안좋고 그냥 집에 있다



어제 퇴근부터 오프인데, 특별히 할 것도 없고 그냥 집에 있다. 위에 사진 보면 알겠지만 거대한 구름이 한반도를 통째로 덮고 미친듯이 비를 뿌리고 있거든. 카페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난해(2019년)에도 거의 3개월 동안 그믐에 날씨가 안좋았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내가 한참동안 천체사진 안 찍고 멍때리고 있던 시기인 것 같고. 분위기를 보았을때는 이번달은 완전 공쳤고 다음달에도 어찌될찌 모르겠다. 라니냐라고 하는 기후 때문에 우리나라쪽은 8월 말까지 폭우가 쏟아지고 태풍이 불 거라고 하니까 말야. 태풍...은 9월에 보통 오니까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면 9월까지도 멍때려야 하겠지. 


할 것이 없으니 계속 천체사진 카페와 천체장비 사이트만 뒤적이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카페의 사람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끝임없이 지름신에게 시달리고 있다. 얼마전에는 UHC-S 필터라는 제품을 덜컥 사버렸고, 지금은 계속 Oiii 필터를 보고 있으니 말이다. 진짜 살 거냐고 물어본다면 애초에 돈이 없으니 사지는 못할 것 같고 계속 보고 있다고 할까나? 그런거 있잖아. 어떤 물건을 살 시기가 되면 왠지 그 물건만 있으면 대단한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고 막 그러는거. 지금 그런 마음이 계속 들어 내 자신의 위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참고 있다. 아직 제대로 하는게 하나도 없으니 말이다.

이건 어제까지 이야기이고. 사실은 할 것도 없고 계속 지름신에게 압박을 당해서 어제 하루종일 PixInsight라는 천체사진 처리 프로그램의 사용법에 대한 블로그를 작성했다. 일종의 번역작업인데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걸 하고 있으면 그 동안에는 아무생각이 들지 않으니 말이다. 덕분에 순식간에 네 개나 쓰게 되었네. ㅎㅎ; 

아무튼 오늘부터 다음주 월요일까지 계속 쉬는데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지난번 달리기 이후로 왼쪽 무릎은 아직도 계단을 오를때 아프고 체중은 줄지 않고 있고, 할 것은 없고 그렇다. 나도 아내처럼 오늘 하루 안 쓰는 물건이나 버릴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어차피 내년 4월에나 이사를 가는데 아내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요즘 미친듯이 짐을 버리고 있거든. 일종의 기분전환인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아... 짐 버리려면 50L짜리 쓰레기봉투 사러 이마트나 가야겠네. 가면 혹시 닌텐도 스위치 들어왔는지도 물어봐야겠다. 요즘 슬슬 풀리기 시작했다고 하던데 그거나 하고 있으면 기분이 나아질지도 모르지뭐. 


솔직히 요즘 다시 사는게 힘들어지고 있다. 뭔가 풀어내야 될 것 같은데 풀 방법이 없어서 더 그런것 같아. 밖에 나가 별을 보던지 아니면 기분좋은 일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게 하나도 없거든. 거기다 이번에 분양받은 햄스터는 이미 성체라서 그런지 핸들링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다. 어제는 밀웜 두개를 손바닥위에 올려놓고 기다렸는데 조심조심 와서 밀웜 두개를 먹더니 더 없나 살펴보다 갑자기 내 손바닥이며 손가락을 마구마구 깨무는 것이었다. 놀라서 던질 정도는 아니었는데 나중에 보니 손가락에 피가 나더라. "아.. 괜히 성체를 분양받았구나" 싶어서 더 우울해졌다. 아무튼 그렇게 햄스터는 내 손가락을 깨물고 숨어버리더니 밤에는 뭘 하는지 혼자 와장창거렸고, 지금 보니까 오른쪽 눈이 밤탱이가 되어 있다. 저 녀석 대체 무얼 하는 것일까? 나중에 딸아이가 오면 "왠만하면 장갑 끼고 핸들링" 하라고 알려줘야 할 것 같다. 혼자 생각이지만, 너무 성체라 적응이 안되는 것 같으니까. 

아무튼 요즘 즐거운 일이 하나도 없다 계속 무언가를 질러대면 좀 나을까 싶지만 그러면 빚도 못 갚고 은행잔고가 거덜나니 그럴 수는 없고. 하아.. 그냥 만화책이나 보며 달래야지. 킁 

.....다음달에 필터휠 새거랑 Oiii 필터나 살까? ㅋ

댓글